오늘 [번외편] 카테고리에서 이야기 할 부분은 제가 좋아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입니다.
안도 다다오를 떠올릴 때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건축을 전공하지도 않은 한 권투선수가 오늘날 어떻게 현대 건축의 거장이 되었나하는 것입니다.^^
젊은 날 권투를 포기하고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작품들을 단지 책에서 접하고 깊은 감명을 받아 건축을 독학을 시작하게 되고, 곧 르 코르뷔지에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홀로 유럽으로 떠나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하지만 르 코르뷔지에의 죽음으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유럽 곳곳을 돌며 다양한 건축물들을 스케치해가며 스스로 공부해 나갔습니다.
「Samurai Architect Tadao Ando」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그가 추구하는 건축에 대한 내면세계와 철학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들을 보면 단순히 물리적인 구조 형태와 시각적인 디자인의 아름다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곧 건축의 요소이자 건축이 곧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빛과 물이 그 건축물의 결을 따라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또 그의 상징과도 같은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한 건축 마감은 다소 투박하고 차갑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연과 어우러질 때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건축 소재이기도 하며 이러한 소재의 채택은 또한 현대 건축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일반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부분을 기하학적으로 풀어내고 실현해내어 건축물이라는 구조물을 통해 오히려 자연의 소중함을 더 역설하게 만드는 그의 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특히 다큐멘터리 초반부에 등장하는 그 유명한 “빛의 교회”는 안도 다다오의 초기 작품으로서 이 다큐멘터리의 포스터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빛의 교회” 한 작품만 보더라도 안도 다다오가 무엇을 추구하는 건축가인지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초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천재성을 발휘한 작품임이 느껴집니다. 벽체가 교차하는 평면 구조의 독창성뿐만 아니라 벽면의 십자가 창으로부터 빛이 교회 내부로 들어올 때는 경건함마저 갖게 만드는데요.(“빛이 스며든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교회를 건축할 당시 적은 예산 등 많은 제약조건이 따랐지만 오히려 천재성을 각성시키게 만들어 훌륭한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죠.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안도 다다오는 빛의 교회를 십자가 창의 유리를 빼지 못했기에 아직 미완성이라고 얘기합니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외부의 공기와 비가 건물 내부에 들어올 것을 먼저 걱정할 텐데 말이죠.
제 블로그 카테고리 [이론편]의 도시재생 #1에서 잠깐 언급했었던 나오시마 섬의 재생 사례는 이 섬의 재생 프로젝트에 안도 다다오가 참여하면서 또 하나의 걸작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나오시마 지중미술관”은 오히려 멋진 외관을 설계하기 보다는 섬의 풍경을 살리면서 땅속에 묻히도록 하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나타내기에 집중했습니다. “건축은 밖에서 형태가 안 보이는 게 좋아요. 외형보다 내부에서의 체험이 더 중요해요.”라는 안도의 인터뷰를 보고 또 한번 그의 깊은 철학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그의 작품들 중 “물의 절”이라는 작품 또한 기존의 절 건축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물을 통과하게 만드는 구조는 물이 갖고 있는 종교적 의미를 건축으로 풀어내어 그냥 단지 개성있는 건축 설계를 하였다기 보다는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절 내부의 모습도 인상적이구요.
이 다큐멘터리는 이탈리아의 “베네통 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 파브리카”, “클라크 미술관”, “상해 폴리 그랜드 시어터” 등 그의 활동 모습을 따라가면서 흥미롭게 영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책이 아닌 영상을 통해 안도 다다오 자신이 직접 말하는 그의 여러 생각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그의 멋진 작품들이 다큐멘터리의 시간 한계 상 다 담기지 못한 점은 아쉽기만 했는데요. 그의 건축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하늘이 내려준 천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 있는 “뮤지엄 산”, 제주도 “본태 박물관” 등 그의 건축을 따라가는 국내 여행을 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으면서 현대 건축의 거장으로 우뚝 선 그이지만, 안도 다다오가 자주 언급하는 부분인 “창조”라는 단어를 통해 아직도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하는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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